2012년 5월 31일 목요일

빌립보서 개관


빌립보서-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내는 바울의 편지

수학능력고사 1교시. 언어영역 시간입니다.
문과 계열을 선택했든지, 이과 계열을 선택했든지 관계없이 이 언어영역의 시간만큼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드디어 문제지가 배부됩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지문으로 가득 찬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이미 게임은 시작되었습니다.

출제자들은 절대로 한 지문이라도 낭비하는 법이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언어영역에서 한 지문 당 한 가지 문제씩만 출제된다고 가정한다면... 그것보다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요? 그것은 문제를 푸는 수험생에게나 문제를 만들어 내야 하는 출제자 양 쪽 모두에게 가장 힘들고 피곤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적인' 출제자들이라면 보통 한 지문을 가지고 여러 관점의 다양한 문제들을 만들어 놓습니다. 수험생들은 그 여러 문제를 풀기 위해 같은 본문을 되도록 빨리 많이 읽고 본문에 담긴 '핵심의미'를 파악해 내야 합니다. 때문에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큰 비법은 어느 누구든 그 지문의 '정체(종류, 인칭, 문체, 서술방식 등)'를 신속히 파악하고, 더불어 그 지문 속에 숨겨진 지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내용(메시지)'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채점하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가 말씀을 묵상하는 방법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묵상', 즉, 본문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듣고,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치 언어영역을 풀던 때와 같은 집중력을 가지고 본문을 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은 어떤 형태의 글인가?' (시, 산문, 연설문, 기행문, 역사물, 편지, etc.)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메시지)'은 무엇인가?'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인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메시지)'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작업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어영역 지문들은(그리고 대부분의 묵상 본문들은) 그 지문(본문)이 속한 텍스트의 전부를 문제로 출제하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텍스트 가운데 일부를 발췌하여 지문을 구성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 지문을 올바로 이해하고 지문에 담긴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제로 출제된 지문 이외에 그 지문의 원문인 텍스트 전체의 내용과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묵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대개 하루하루 주어진 본문의 범위 안에서만 그 본문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그러나 정말로 더 온전히 그 본문의 뜻을 이해하고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 본문이 속해 있는 텍스트 즉, 각 책들의 전체 배경과 의미를 통으로 꿰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즉, 하루하루 우리가 읽고 있는 본문의 내용들이 나무에 해당한다면, 그 본문이 속해 있는 책 전체와 더 나아가 성경 전체는 숲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본문을 읽기에 앞서 그 본문이 속한 책의 배경과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가 지금부터 읽고자 하는 본문인 '빌립보서' 전체에 대한 내용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빌립보서는 어떤 형태의 책인지를 파악해 보겠습니다.
이 책은 발신자(그리스도 예수의 종 바울과 디모데 1:1상)와 수신자(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한 감독들과 집사들 1:1하)가 뚜렷하고 그 글의 목적을 분명하게 명시(...편지하노니 1:1)하고 있으며, 첫인사(1:2~11)와 끝인사(4:21~23)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내용(1:12~4:20) 등으로 구성된, 그 형태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서간문(편지)의 형식의 책입니다.

그렇다면, 편지 형태의 글에 담긴 핵심 내용(메시지)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편지를 보내는 발신자의 '상황'과 '의도', 그리고 편지를 받는 수신자의 '상황'과 '배경'을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빌립보서를 저술한 사람, 즉 발신자가 바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1:1)
다만 바울이 이 편지를 어디에서 썼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뉩니다.
(로마, 가이사랴, 에베소 등)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편지를 어디서 저술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편지를 저술할 당시 바울은 어떤 상황 가운데 있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신약학자들은 바울이 이 편지를 저술한 장소에 대한 의견은 서로 나뉘지만 이 편지를 쓸 당시 바울이 (그곳이 어느 곳이었든 )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와중에도 이렇듯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내고자 했던 것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수신자인 '빌립보 교회'의 배경과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어떤 교회였습니까?
빌립보는 BC 358/357년에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빌립 2세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도시입니다. 이후에 빌립보는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고, 로마의 퇴역 군인들이 이주해 살며 발전해 나가면서 이윽고 출신과 종교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중요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 아래에서 빌립보 교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역사적인 의의는 바로 빌립보 교회가 바울에 의해 '유럽 땅에 세워진 가장 최초의 교회'였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목자가 되고 나서 받게 된 첫 번째 양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내가 첫 번째로 전도했던 사람이 교회에 나오게 되고 예수를 믿게 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그 때, 그 한 사람, 그 양 한 마리를 향한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셨어요?

감옥 안에서 빌립보서를 저술하고 있는 바울의 마음이 바로 그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바울에게 빌립보 교회는 단순히 유럽 땅에 세운 '최초'의 교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울은 제 2차 전도여행 중 드로아에서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행 16:6~10)을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아시아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돌려 유럽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착지인 빌립보에서 드디어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게 된 것이지요. 즉, 빌립보 교회의 설립은 바울 그 자신에게 단순히 '최초' 그 이상의 의미를 넘어, 하나님의 약속의 실현과 성취를 경험하게 된 놀라운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바울에게 빌립보 교회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였을까요?

바울은 옥중에서 자신에게 이런 의미와 특별함을 지니고 있는 빌립보 교회를 향하여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은 바울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시나요?
바울은 성경을 통해, 혹은 여러 신학자들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저는 특별히 빌립보서를 읽고 난 이후에 바울이라는 인물을 이렇게 규정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The First Great YWAMer”

성경 속에 나타난 '가장 위대한 첫 번째 와웨머'.

빌립보서를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

기본정신 12번. '먼저 행하고 가르친다'

빌립보서에서 바울은 그 누구보다도 충성되고 성실한 교사로 빌립보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치고 교훈합니다. 더불어 바울의 그 가르침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그리고 오늘날 이 말씀을 읽고 있는 우리들에게 더 없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놀라운 비결은 무엇보다 바울 그 자신이 이 진리를 먼저 행하고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3:17상)

빌립보서 전체에는 바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옥중에 매여 있으나 절망하지 않고 있으며(1:12~14), 육체를 신뢰할 만하며 자랑할 것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자랑하지 아니하였고(3:1~9), 궁핍하였지만 어떤 형편에서도 자족하는 법을 배워(4:10~13), 그 자신 역시도 이미 얻고 이룬 사람이 아닌 푯대를 향하여 부르심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고 있는 자(3:12~16)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바울은 그 삶을 통틀어 자신의 모든 것으로 진리를 가르치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온 삶을 다해 빌립보 교인들을 향하여 가르치고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바울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숙한 모습으로 자신의 선교 사역을 돕고 있는 빌립보 교회에 대한 고마움(4:10~20)과 더불어 아직 어린 교회를 향한 사랑과 염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서를 통해 그들에게 자신 안에 있는 고마움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교회 공동체를 향한 애정 어린 충고를 덧붙입니다.

빌립보서에 나타나 있는 바울의 권면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첫째로, 같은 마음을 품으라(2:1~4, 4:2) - 교회 공동체를 향한 권면
둘째로,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1:27) -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 각 개인을 향한 권면입니다.

이 두 가지 메시지는 빌립보서 전체를 통틀어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메시지는 오늘 우리들의 공동체와 나 자신에게 또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 빌립보서를 묵상하는 나와 우리 공동체를 향하여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같은 마음을 품으라.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빌립보서 묵상을 시작하게 되시는 와웨머 여러분, 이 일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빌립보서를 통해, 가장 위대한 첫 번째 와웨머였던 바울을 통해
선포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이 소망의 말씀을 기억해 보세요.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빌1:6)

우리는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합니다.



written by pastor S

댓글 없음:

댓글 쓰기